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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투자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논의는 단순히 ‘주식 투자를 해도 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원론적 질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투자라는 영역 속에서 어떤 태도와 기준으로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인 투자자가 지향해야 할 청지기 정신과 투자 윤리를 어떻게 구체적인 삶 속에서 구현할 것인가’가 보다 현실적이고 본질적인 과제다. (본문 중)
장 일(작가, 팔로우교회 목사)
“돈, 섹스, 권력과 관련해 올바르게 살아간다는 것은 곧 삶을 거룩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독교 영성 분야의 스테디셀러인 리처드 포스터의 『돈, 섹스, 권력』 서문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책이 출간된 지 40년이 훌쩍 넘었지만, 최근까지 이어지는 교계의 여러 스캔들은 우리의 현실이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 주며 안타까움을 더한다.
특히 ‘돈’의 문제로 시선을 좁혀 보면, 요즘만큼 주식 투자가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시대도 드물다. 정부 역시 자본 시장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며, 주식 시장이 단순한 개인의 투자 수단을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축이 되도록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연일 보도되는 한국과 미국 증시 소식은 이제 일상의 주요한 대화 소재가 되었고, 직장은 물론 교회 소그룹 모임에서도 투자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가고 있다.
이처럼 투자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논의는 단순히 ‘주식 투자를 해도 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원론적 질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투자라는 영역 속에서 어떤 태도와 기준으로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인 투자자가 지향해야 할 청지기 정신과 투자 윤리를 어떻게 구체적인 삶 속에서 구현할 것인가’가 보다 현실적이고 본질적인 과제다.
지난 1월에 출간한 필자의 책 『개미 목사의 주식투자 첫걸음』은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집필되었다. 먼저, 개척 미자립 교회를 섬기며 이중직의 부담을 짊어지거나 경제적 절벽 앞에 서 있는 동료 목회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현실적인 투자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했다. 또한 교회 안에서 무분별한(사실상 투기에 가까운) 투자로 고통을 겪는 성도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신앙과 분리되지 않는 성경적 투자관을 교육해야 할 목회적 필요성을 절감했다.
기본적으로 주식 시장은 공포와 탐욕이 교차하는 곳이다. 지난 2월 27일 장중 6,347까지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3월 이후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이슈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변동성을 겪었다. 단 며칠 사이 코스피 지수가 20% 가까이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극도로 확대되었다. 이처럼 아무런 준비 없이 막연한 낙관만을 품고 투자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불나방과 다를 바 없다.
더 나아가, 설령 수익이 났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생애 주기에 맞추어 필요한 자산을 준비하는 일은 분명 지혜롭고 권장할 만한 태도이지만, 오직 수익률만을 좇으며 자산 축적 자체를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두는 순간,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다. 우리 주님께서 경고하신 것처럼(마 6:24), 그때부터 돈은 더 이상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는 우상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월가의 현인들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같은 투자자들의 글을 읽으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이 말하는 투자 원리가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 핵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잠언과 전도서와 같은 성경의 지혜서 안에 담겨 있었다.
우리가 성경을 지나치게 ‘거룩한 영역’에만 가두어 읽어온 탓일까? 물론 수천 년 전에는 오늘날과 같은 금융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시대를 초월해 적용될 수 있는 삶의 원리들을 그 안에 담아 두셨다. 다시 말해, 금융과 투자의 영역 역시 하나님의 일반 은총 아래 있으며, 성경의 지혜는 오늘의 시장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책을 집필하는 동안 금융 현장에서 일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기독교 윤리를 바탕으로 자본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상당한 자산을 운용하는 상황 속에서도 성경적 원칙을 지키고자 분투하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무엇보다 수익의 일부를 구별하여 구제와 선교에 기꺼이 흘려보내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교회 안의 목회자보다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성도들의 역할이 더 클 수 있겠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목회자로서의 바람은 분명하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금융과 투자의 영역은 더 이상 개인적 선택의 수준을 넘어 신앙의 중요한 실천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지역 교회에 속한 금융업에 몸담고 있는 성도들은 서로 연대하여, 보다 성숙하고 정교한 그리스도인의 투자 윤리를 함께 세워가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고민과 논의가 단순한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 안으로는 공동체를 견고히 세우며, 교회 밖으로는 낮은 자리까지 섬기는 삶으로 깊이 체화되기를 바란다. 그 연장선 위에서 우리의 투자 여정 또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담아내는 고유한 이야기로 쓰이기를 소망한다.
※ 투자의 필요성과 방법 등 더 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개미 목사의 주식투자 첫걸음: 누구나 따라 하는 크리스천 금융문맹 탈출 대작전』(사자와어린양)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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