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늘날 한국 교회는 거짓 예언자(타락한 교회 지도자)와 거짓 그리스도(이단 교주)의 출현으로 몸살을 겪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성도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그 말씀에 근거하여 분별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거짓 예언자를 분별하라고 하셨고, 그러기 위해 직위나 학위나 경력 등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열매를 보라고 하셨습니다.(본문 중)
노종문(좋은나무 편집주간)
그때에 그 환난 후,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에 있는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그때에 인자가 구름을 타고 큰 권능과 영광으로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보리라. 또 그때에 그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택하신 자들을 땅 끝으로부터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으리라. (막 13:24-27)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가르침 중에서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오는가'(씨뿌리는 자의 비유와 천국 비유들)와 함께 꼭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 ‘하나님 나라가 언제 완성되는가’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소위 ‘종말 설교’라고 하는 마가복음 13장과 마태복음 24-25장이 그 내용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가복음 13장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종말에 대한 가르침을 살펴보겠습니다.
마가복음 13장에서 감람산에 오르신 예수님은 성전(히에론)을 바라보시며 그것이 곧 파괴될 것이라는 예언을 하십니다. 예수님의 성전 파괴 예언은 제자들을 놀라게 했고, 그들은 성전 파괴의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를 묻습니다(1-4절).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스라엘에게 성전의 파괴는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이 될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성전의 시대가 올 것이므로 현재 헤롯 대왕이 지어놓은 성전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또 예수님은 지상의 성소(나오스)를 허물면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막 14:58; 마 26:61; 행 6:14), 새롭게 세워질 성소는 자신의 몸(소마, 요 2:21) 곧 예수님 자신이라고 하셨습니다(참고, 계 21:22). 이후 예수님의 이 말씀에 대한 사도들의 해석이 바울 서신에 좀 더 자세히 나타납니다. 즉, 복음을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예수님 안으로 들어오고(롬 6:3), 예수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새로 창조되며(고후 5:17), 예수님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는 몸(소마)인 교회를 이룹니다(엡 1:22-23). 교회는 예수님 자신과 동일시되며(행 9:4-5) 하나님이 지상에 머무시는 성소가 됩니다(고전 3:16).
성전 파괴와 관련해서 제자들이 물은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언제 이런 일들(복수형)이 있게 됩니까? 그리고 이런 모든 일들이 완결되려 할 때 어떤 표적(단수형)이 있습니까?”(4절, 사역) 첫 번째 질문은 ‘언제?’이며, 두 번째 질문은 ‘어떤 표적?’입니다. 두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 내용을 아래와 같이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언제?
A (5-6절) 거짓 그리스도가 나타나 미혹함
_B (7-8절) 전쟁이 일어남, 지진(떨림)과 기근(굶주림)이 있음[1]
__C (9절) 핍박을 받고 회당, 공회, 이방인 왕의 재판정에 서게 됨
___D (10절) 먼저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됨
__C’ (11-13절) 핍박을 받고 재판정에 서게 됨
_B’ (14-20절) 전쟁이 일어나 지상 성전이 파괴됨
A’ (21-22절)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예언자가 나타나 기적을 행함
무슨 표적?
(24-25절) 해와 달이 어두워지고(사 13:10) 하늘의 별이 떨어지고 능력들이 흔들리는(사 34:4) 일이 일어날 것이다.
보충 말씀
(29절) 이런 일들(5-22절)을 보거든 (인자가, 혹은 때가) 가까이 문 앞에 이른 줄 알라.
(30절) 이 세대 안에 반드시 이런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2]
(32절) 그러나 그 날짜와 시각은 아무도 모른다.
이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로, 제자들의 ‘성전 파괴 시기와 표적’을 묻는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자신의 ‘재림의 시기와 표적’에 대한 말로 답변하십니다. 동문서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예수님의 대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전 파괴 사건이 지닌 의미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관점에서 곧 일어날 성전의 파괴는 지상의 성소가 하늘의 성소로 대치되기 위한 사건이므로,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늘의 성소이신 예수님이 재림하여 그것을 대치하시는 일 때문에 중요한 것이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의 성전 파괴에 관한 질문을 자신의 재림에 관한 질문으로 확대 해석하신 후 대답하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26-27절). 그리고 제자들의 일차적 관심인 성전의 파괴는 예수님의 재림에 앞서 일어날 여러 사건들 중 하나로 언급하십니다(14-20절; 비교 눅 21:20-24).[3]
둘째로, 예수님은 ‘언제?’를 묻는 제자들의 질문에 그 정확한 날짜와 시각은 아무도 모른다고 하시고(32절), 그 대신에 그때가 오기 전에 여러 가지 사건들(5-22절)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23-24절). 그런데 그 사건들이 대칭 구조(A-B-C-D-C’-B’-A’)로 배열된 점이 두드러집니다. 이런 대칭 구조 배열은 이 사건들이 단순히 시간 순서로 일어나지 않음을 암시합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이후 재림하실 때까지, 거짓 예언자와 거짓 그리스도의 출현, 전쟁들, 그리스도인들의 핍박 받음, 복음이 만국에 전파됨 등의 사건들이 일어날 것인데, 이 일들은 시간 순서가 아니라 아마도 동시적으로나 또는 여러 곳에서 각각 다른 시기에 일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칭 구조의 중심에 “먼저 복음이 모든 민족들에게 전파되어야만 한다”(10절)는 말씀이 있는데, 여러 가지 환난과 동시에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전파되는 일도 진행되며 그 일이 마칠 때, 예수님의 재림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4]
셋째로, ‘무슨 표적?’ 질문에 대해서는 예수님은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하여 대답하셨습니다(24-25절). 이사야서의 문맥에서는 ‘해와 달이 어두워지고 별들이 떨어지는 것‘이 당시의 악한 나라(바벨론과 에돔)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함을 보여주는 징조들입니다. 이사야서의 표현은 문자적인 의미가 아니라 ‘두려운 날이 온다는 징조’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인용한 예수님의 말씀 안에서는 과거에는 ‘문학적’ 표현이었던 말이 미래에는 ‘문자 그대로’ 성취될 수 있겠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자들의 질문이 ‘무슨 표적’이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임을 고려할 때, 예수님의 이 대답은 우선 문자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의 우주론에 비추어 보면 이 표현이 필연적으로 비유적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표적이 실제로 나타날 때, ‘바로 이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그 표적이구나’ 생각하며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로,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가르침의 전체 맥락에서 이 본문은 어떤 함의를 가질까요?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서 우리는 메시야가 오셨지만 심판이 연기되고 대신에 말씀의 씨 뿌림, 즉 복음 전파의 시기가 있을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이 종말 설교 말씀에 의하면 복음 전파의 시기는 또한 제자 공동체가 위험에 노출되는 시기입니다.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예언자가 출현하고, 전쟁이 일어나 온 세계가 혼란에 빠지며, 복음 전파자들이 체포되어 법정에 세워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 우편에 앉으셔서 세상을 통치하신다면 왜 우리가 이런 혼란과 고난을 경험하게 되는가?’ 예수님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너희는 주의하여라. 내가 모든 것을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다(23절)”라고 하시며 놀라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특히 오늘날 한국 교회는 거짓 예언자(타락한 교회 지도자)와 거짓 그리스도(이단 교주)의 출현으로 몸살을 겪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성도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그 말씀에 근거하여 분별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거짓 예언자를 분별하라고 하셨고, 그러기 위해 직위나 학위나 경력 등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열매를 보라고 하셨습니다(마 7:15-20). 성도는 무엇이든 빨리 믿으려고 급히 ‘아멘’하거나, 내 마음에 들거나 그럴 듯해 보이는 가르침이라고 덥석 받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가르침을 먼저 신중히 분별하고 받아들이라는 주님의 경고 말씀을 가볍게 여기고 순서를 바꾸면 미혹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 예언자에게 나타나는 제자도의 열매를 시간을 두고 확인한 후에 그 가르침을 받아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세대에 발생하는 모든 혼란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난관을 극복할 것이고 복음 전파는 계속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전파될 것이며 그 이후에 예수님이 재림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재림은 무한정 미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 승천 이후의 역사는 예수님의 예고처럼 거짓 예언자와, 전쟁과, 핍박의 역사였고, 그런 중에서도 교회의 복음 전파는 계속 확장되었습니다. 특히 교회의 선교는 지난 세기에 비약적으로 진보하였고 이제 복음은 거의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었습니다. 현대의 이동과 통신 수단의 발달은 남은 복음 전파의 과제를 더욱 가속화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난 세기 초보다도 지금은 주님의 재림이 훨씬 더 가까워진 것이 분명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항상 깨어서 신실한 청지기처럼 주인이 각자에게 맡긴 사명을 성실히 행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33-37절). 그러므로 히브리서의 권면처럼, “소망의 고백을 흔들리지 않도록 굳게 붙잡읍시다. 약속하신 그분은 신실하십니다. 서로를 살펴보고 사랑과 선한 행위들을 자극합시다. 어떤 이들의 습관처럼 모이기를 그만두지 말고, 그 날이 가까이 온 것을 보는 만큼 더욱 그렇게 서로를 격려합시다”(히 10:23-25, 사역).
[1] ‘떨림’과 ‘굶주림’은 단순한 자연 재해가 아니고 구약성경에서 종종 전쟁에 동반하는 재앙들로 언급된다.
[2] 이 본문을 예수님의 예언이 어긋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면 “이 일들이 일어나기 전에는 결코 이 세대가 지나가지 않으리라”이다. 여기서 헬라어 동사 ‘게네타이’를 ‘발생하다’, ‘시작하다’로 이해할 수 있으므로, 이 동사를 모든 일이 ‘완료’된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3] 마가복음 13:14-20만 보면 이 말씀이 성전 파괴에 관한 예언인지 분명하지 않다. 마가복음이 쓰인 시기가 성전이 파괴된 70년보다 전이기 때문에 마가는 이 예언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아직 모르고 있다. 그러나 성전 파괴 사건 이후에 쓰인 누가복음 21:20-24 본문에는 사도들이 이 말씀을 성전 파괴의 예언으로 명확히 파악하게 된 것이 반영되어 있다.
[4] 종말에 대한 기독교 교리는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말씀을 굳게 붙잡는 정도로 충분하다. 천년왕국(계 20:1-6)과 재림 시점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은 교회의 공통 교리는 아니고 잠정적인 의견들이다. 그러므로 지나친 확신으로 한 가지 의견을 내세우고 자랑해서는 안 된다. 다만, 성경 본문의 오해에서 나온 ‘휴거'(rapture)와 ‘공중 재림’과 하늘의 천년왕국 이론은 명백한 오류이므로 배격되어야 한다. 이 이론의 근거로 제시되는 살전 4:17에 나오는 ‘영접'(아판테시스)이라는 말은 도시를 방문하는 황제를 환영하기 위해 대표단이 성 밖에 나가 황제를 맞이하여 모시고 올 때 사용되는 단어였다. 그러므로 주님을 공중에서 ‘영접한’ 성도들이 공중에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도시로 주님과 함께 들어와 재림하신 주님과 함께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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