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의 90년대생 간사들은 무얼하고 노나요?

– 90년대생 멍탱, 몬드의 취미생활 인터뷰 –

 

 

 1. 요즘 가장 빠져있는 취미는 무엇인가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멍탱 : 

게임, 운동, 뉴스 세가지의 취미가 있어요.

 요즘 배우자와 함께하고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워크래프트 타워디펜스라는 게임인데 유명하지 않아서 전 세계에서 우리 둘만 하는 것 같아요. 룰은 간단합니다. 맵에서 괴물들이 골인지점을 지나가는 것을 막으면 되고 총 20라운드로 구성돼 있으며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어요. 재작년 명절에 고향 친구들과 피시방에서 우연히 시작했다가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한글 공략이 따로 없어서  배우자와 함께 깨는 방법을 하나하나 찾아가다 보니 더 성취감이 있습니다. 또 중학교 시절부터 지속해온 카트라이더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이전 만큼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카트 출시 초창기 국민 게임이라 불리던 시절부터 카트를 모으다 보니 어느새 제 계정이 ‘희귀 계정’이 되어있었어요. 

 운동은 코로나 시대라 어디 가지는 못하고 홈트를 주 3회 이상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인 땅끄부부, 심으뜸 슬로우버피, 소미핏 복근운동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출퇴근길엔 뉴닉, 얼룩소, 데이터카우, 뉴스앤조이, 복음과상황 등에서 기사를 보고 캡쳐해서 제 개인 네이버 밴드에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올려두곤 합니다. 아무래도 기윤실 <좋은나무> 웹진을 관리하다보니 그때그때 이슈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구요. 

 

멍탱의 영업비밀(?)인 이슈 스크랩

 

몬드 : 

 열심히 취미생활을 하는 것은 스스로의 관심사와 취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내가 즐거워하는 것을 하는, 스스로를 잘 돌보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멍탱님처럼 업무상의 관심사와 개인적인 관심사가 겹치는 것도 서로 시너지를 줄 수 있는 좋은 구조인 것 같아요. 취미부자에게 덕업일치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요?

 저는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항상 을 좋아했어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상의 세계에 가보는게 정말 재밌었거든요. 점점 나이가 들고 누릴 수 있는 콘텐츠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들을 접하게 되었어요. 최근 몇년간은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오픈월드게임을 주로 하는데요. 저에게 게임은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깊고 방대한 콘텐츠 중 하나에요. 물론 게임을 한다고 하면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는 건 알아요. 저는 롤이나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처럼 남과 대결하는 게임은 잘 못하고 혼자서 게임 속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게임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걸 좋아해요. 독립을 한 후에 플레이스테이션4를 샀고 얼마 전에는 게임용 데스크탑을 마련했는데 하고 싶었던 게임은 대부분 할 수 있어서 아주 만족하면서 잘 놀고 있어요. 장롱면허인 제가 어느날 운전하는 꿈을 꾸고는 운전을 해보고 싶어서 레이싱 휠을 사서 트럭을 운전하며 유럽을 누비는 시뮬레이션게임을 하기도 하고요. 억지 아니냐고요? 사실 맞습니다. 하하. 제가 즐거우면 됐죠.

 그리고 틈날 때 뜨개질을 해요. 저희 엄마가 코바늘로 하는 뜨개질을 정말 잘하시는데 막연히 나도 언젠가 해볼 수도 있겠다는 정도로 생각하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취미생활을 찾다가 본격적으로 뜨개질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드라마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뜨개질을 하곤 하는데, 정신차리면 새벽까지 짜고 있을 때가 있어요. 단순하고 반복적인 한땀 한땀이 쌓여서 직물을 만들어내는 성취감과 몇시간이고 몰입하다가 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상쾌함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맘에 드는 실을 골라서 마침 필요한 가방이나 파우치를 만들어 사용하는 재미도 있고요. 목도리와 삼베수세미를 잔뜩 짜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었었는데 나누는 기쁨도 정말 크더라고요. 작년 겨울에 기윤실 사무처 간사님들께 목도리를 짜드린 적이 있었어요. 목도리를 모두 짤 때까지 비밀로 해두고 깜짝 선물을 해드렸는데 오히려 준비하는 그 시간동안 제가 더 설레고 신났어요. 올해 새로 오신 간사님들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2. 각자의 취미생활에 관심있거나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입덕’방법은 무엇인가요?

멍탱 : 

 저는 상대방이 흥미를 가지면 제가 신나서 알려주는 편입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함께 해가다보면 서로 흥미를 느낄 때가 오는 경우를 경험하곤 해요.

 

몬드 :  

 사람들이 손꼽는 베스트 목록부터 시작해보면 좋아요. 요즘은 너무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분야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인기가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특히 게임은 다른 매체들에 비해 긴 기간 좀 더 직접적이고 체험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훌륭한 게임들 몇개로 시작하면 금세 취향을 찾아 다른 게임들도 찾을 수 있을 거에요. 제 최애게임은 아니지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컨트롤’, ‘언차티드 시리즈’, ‘데이즈 곤‘ 등을 하면서 게임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머리가 울리는 충격을 받았어요. 물론  기본적으로 갖추고 익숙해져야할 것들이 없는 경우에는 주변에 그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살짝 관심과 칭찬을 흘려보세요.(“오, 그거 인기 많더라. 재밌어 보이던데!”) 저같이 신나서 추천해주고 빌려주고 응원해주고 신나서 2절, 3절까지 가는 사람들 옆에 있으면 금방 늘어요.

 그리고 작품성이 뛰어나지만 어려운 영화나 책, 드라마 등은 스포일러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추천해요. 줄거리 자체를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도 많은데 차라리 줄거리나 주요 사건, 인물들을 사전에 알고 보면 디테일과 진면목을 발견하는 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요.

 

 3. 지금까지 빠졌던 취미 중 가장 깊게 빠졌던 취미는 무엇인가요?

 

멍탱 : 

 빠져있었던 취미가 참 많은데요, 나이대별로 구분지어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땐 게임은 디아블로를 열심히했고 역사 책을 많이 읽었었습니다.  디아블로는 친구 따라 피시방에 갔다가 흥미를 붙여서 열심히 했었고, 역사 책은 만화책 위주로 많이 읽었었습니다. 삼국지 60권이나 조선왕조500년, 백제700년, 신라1000년, 그리스로마신화 같은 시리즈 위주로  한권당 수십번씩 반복해 읽었던 기억이 나요.

중학교 땐 장기에 빠져있었습니다. 교실이 클럽활동 장기부 교실로 쓰여서 장기판과 알이 여러개 있었고, 심심해서 흥미로 시작했다가 친한친구와 경쟁심이 붙은 이후론 새벽까지 잠도안자고 장기공부를 했었습니다. 그 친구와 매일같이 장기를 뒀었고, 한 판이라도 지는 날이면 집에가서 그 날 대국을 복기하며 이길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순간 그 친구와 제가 학교에서 장기를 가장 잘두는 학생이 돼있더라구요. 그 때 온라인 상에선 넷마블 장기도 자주 뒀었는데 지금은 카카오 장기를 아주 가끔 하곤 합니다.  또 위에서  말했듯이 2004년도에 카트라이더가 출시했을 때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그 때 카트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아! 코인노래방도 이 때부터 다니기 시작해 지금도 종종 다니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부터는 논술 공부를 한다는 명목으로 신문을 조금씩 봤는데, 그 때부터 시사 이슈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성인이되고 유튜브가 유행이 된 이후로는 밤을 세워가며 과거 토론 프로그램을  다수 찾아본 적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대학교 입학 후엔 한창 당구장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 때도 매일같이 당구장을 함께 다니는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몇백만원은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몬드 :  

 전 영화보기를 꼽을 수 있겠네요. 평소에도 많으면 3일에 2편, 적으면 3일에 1편꼴로 꾸준히 보고 있어요. 영화에 빠지기 시작한지 6~7년 정도 되었고 다음에 뭐볼지, 볼만한 것들이 나오는지를 항상 찾아보는게 습관이에요. 좋은 컨텐츠를 만나서 감탄하는 것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어요. 재미가 확실하고 유명한 상업영화들도 보지만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처럼 독특하고 매력있는 영화에 도전해보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요. 얼마 전에 아쉽게도 사라진 서울극장이나 인디스페이스, 아트나인, 에무시네마 등의 독립영화관을 주로 가요!

 제 주변 사람들은 제가 하도 많이 이야기해서 잘 아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도 그렇게 우연히 만나게 된 인생영화에요. 기윤실에 입사하기 전에 인생의 다음 단계를 고민하던 중에 보게 되었는데, 당시 저의 고민들을 함께 고민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상영하는 서울의 독립영화관들을 도장깨기 하듯 돌아다니면서 10번은 본 것 같아요. 정말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고서는  한번 본 영화는 다시 안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볼 때마다 저 자신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물어보는 질문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 질문을 들으면 어떻게 감히 하나만 고르냐면서 혼자 오만가지 고민을 시작하게하는 과몰입 버튼과도 같거든요. 코로나 시대 전에는 토요일에 늦은 아점을 먹고 서울극장에 가서 영화 두 편을 보고 근처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에 마지막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곤 했어요. 그렇게 하루종일 영화를 보고 집에 가는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는 기분좋은 피곤함과 영화를 보느라 팽팽 돌아간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아요. 요즘은 그런 주말을 보낸지 오래되어서 아쉬워요.

본 영화, 드라마, 책을 왓챠피디아에 꾸준히 기록중인 몬드

 

 4. 특히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무언가를 아주 좋아할 때 주변에서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기 마련이죠.

몬드 :

 경쟁심이나 성취욕을 잘 해소할 수 있는 기회와 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꼭 일이나 공부로 누군가를 이기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이 아니어도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우리나라 특유의 무한경쟁의 분위기가 좀 가라앉지 않을까 싶어요.

 

멍탱 :

 누군가의 취미생활을 ‘실용주의’ 관점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돌이켜보면 장기를 두거나, 삼국지를 읽거나, 당구장을 다닐 때 주변에서 항상 “그거해서 뭐할래? 허송세월 보내지마” 라는 피드백을 종종 들었던 걸로 기억해요. 먹고사는데 아무 도움도 안된다는거죠.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유튜브가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 아무의미없이 한시간동안 동일한 동작만 반복해도 사람들이 반응하는 시절이 왔어요. 자신의 취미를 공유하고 보여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구요. 꼭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을 보내야만 삶을 견뎌낼 수 있는 이들도 있잖아요. 이렇듯 그 시대와 문화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바뀌는데, 여전히 누군가의 행동을 실용주의적인 관점으로만 보고 섣불리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5. 새롭게 관심이 생겼거나 시작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나요?

멍탱 :

 블로그를 운영해보고 싶어요. 지금껏 개인 밴드에 소장한 자료들이 20만장이 넘어가는데 그걸 토대로 다양한 글쓰기를 해보고 싶어요. 대학원을 다니며 배웠던 논문 형식의 글이나, 설교글, 수필, 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글을 써보고 싶어요.

20만장이 아닌 30만장이 다 되어가는 멍탱의 기록들

 

몬드 :

대부분 시작하긴 했어요. 최근에는 향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냄새에 멀미를 잘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 내 취향의 향을 찾는 기쁨이 있더라고요. 뿌리는 사람마다 향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재미있고 향이 변해가면서 잔향이 남는 과정을 보는 것도 신기해요. 향은 아무리 글로 잘 표현하려고 해도 완벽하게 재현해내기는 어려운데 향에서 그려지는 이미지를 떠올려보면서 새로운 향을 찾아가는 건 시각적 체험과는 또다른 매력적인 경험인 것 같아요. 제가 모으는 걸 좋아하는데 향수 미니어처나 디스커버리, 샘플 등을 구하는 재미도 있어요! 향 냄새처럼 스파이시하고 우디한 장미향이 지나고나면 포근한 잔향이 남는 독특한 향수가 제 위시리스트에 있어요.

 

 6.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사람이나 모임이 있나요? 혹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나요?

멍탱 :

배우자랑 마음이 잘 맞아서 같이 이런 저런 취미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혼자여도 충분해요.

 

몬드 :

원래도  하고싶은 일이 많아서 혼자서도 잘 노는 편이지만, 문화생활을 함께 하고 의견을 나누는 크루나 모임을 만드는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모임을 찾아가보기도 했는데, 비슷한 온도를 가진 ‘찐’을 만나서 깊고 넓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거트루드 스타인의 살롱에 헤밍웨이, 달리, 피카소, 피츠제럴드 등이 모여 자연스럽게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좋은 예술가들을 발굴해내는 모습이 나오는데 정말 멋있더라고요. 저도 언젠가 그런 사람들과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으면 좋겠네요.

 

 7. 기윤실에 입사한지 어느덧 1년, 반년이 넘었는데 기윤실에서 일하면서 취미생활을 하는 방식이나 태도에 변화가 있었나요?

멍탱 :

출퇴근 시간이나 여가 시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동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아요.

 

몬드 :

시야가 굉장히 넓어졌어요. 비성경적인 콘텐츠는 보지 않아야한다는 신념이 있었는데, 무턱대고 아예 안보는 것보다는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뭐가 아니고 맞는 지를 고민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견을 넘어서서 그 자체의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동의하지는 않지만 들어볼 수는 있고 나와 다른 의견에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그 자체를 인정할 수 있다면 제가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의 폭이 훨씬 넓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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