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바라는 더 나은 세상, 20대 대선과 차기 정부에 고함.

 

시앤(기윤실 사무국장, 청년센터WAY 운영위원 김현아)

 

현대 사회 이행기 청년의 현실

청년은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이행하는 시기를 보내는 집단으로, 점차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획득하며 생애 과업을 수행할 것을 기대하고 동시에 요구 받는 이들이다. 교육, 노동, 독립, 결혼, 출산이라는 경험을 집중된 시기에 순차적으로 이행할 수 있었던 과거 산업시대와는 달리 다양성과 불확실성, 복잡성이 공존하는 지금의 탈산업화 시대에서 앞서 열거한 일들의 이행이 길어지거나 지연되고, 심지어 생략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심화되는 양극화, 무한경쟁과 다층적 갈등 속에서 강요된 생애주기의 압박을 견디다 못한 청년들이 각자도생, N포 세대라는 고통스러운 이름표에도 불구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던 우리 사회 현실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문제는 곧 사회문제

따라서 청년문제는 곧 사회문제이다. 교육의 실패가 청년의 자아와 목소리를 지웠고, 채용 시장의 좁은 문과 노동 환경의 위협이 청년의 꿈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학자금 대출과 최저임금의 수준, 저성장과 불평등한 출발선으로 인해, 당차게 걷고 싶던 청년은 그 첫 걸음을 떼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거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혼란과 단절이 2년간 지속되면서 청년들은 삶에서 영위해야 할 기회와 경험들을 상실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청년들이 사회로부터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보장받지 못할 것이며 자신의 노년을 대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식으로 번지며 불안과 무기력, 우울과 자살충동이라는 심각한 정서적 위기를 맞게 했다.

<청년기본법>의 공적 의지를 토대로 한 실효성 있는 청년 정책 도입 및 신뢰 자본 구축

청년문제를 해소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 전반의 가치관과 인프라, 안전망을 보다 촘촘하게 확장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부터 시행된 <청년기본법>은 청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며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청년의 자질 향상과 능동적 삶의 실현, 사회 각 분야에 청년의 참여 촉진, 평등한 기회 제공, 청년의 성장을 위한 사회ㆍ경제적 환경 마련에 대한 의지를 공표하고 있다. 이 법의 시행이 진정 의미 있기 위해서는, 우선 청년들이 마주하고 서 있는 현실의 벽을 허물어야 할 것이고, 안전한 연결망과 기회의 장을 보장하는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여 청년의 자아정체감과 일상을 회복하게 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적시적소에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청년의 다면적, 다층적 특성을 이해한 접근 필요

단, 이 때 청년을 단일한 형태로 규정하거나, 획일화 된 생애주기 절차를 유지하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앞서 기술했 듯 다변화되고 모호한 사회 현실만큼이나 청년 개개인과 청년들의 삶도 하나의 규격으로 정의할 수 없기 때문에 생애주기와 생애과정의 변화를 수용하고 탈표준화 된 연령규범을 고려한 다각적 접근과 해석이 필수적이다. 청년은 연령적으로는 성인이지만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기대되는 권한과 책임을 감당하기 어려운 요인들을 가지고 있고, 출발선과 자원의 불평등으로 인한 박탈감과 갈등도 심화된 지 오래이다. 이처럼 청년층의 내/외부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청년과 우리 사회의 화해를 이루도록 하는 섬세하고 장기적인 관점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우리가 찾는 대통령 후보

최근 몇 년간 청년에 대한 관심이 유달리 높아지며 청년 담론과 청년 현상에 대한 언어가 넘쳐났다. 그러나 그 관심과 언어 안에 청년의 실재와 청년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담겨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도 대부분의 후보들이 청년을 화두로 삼으며 인재 영입과 정책 발표를 이어가지만, 여전히 청년들을 대상화하고 병풍 삼으며 시대착오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몰이해와 무례함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우리 청년들은, 청년 담론과 정책을 표심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다루지 않고 청년을 국가와 미래의 구성원으로 존중하는 대통령, 청년들이 목소리 내고 손들고 있는 영역을 포착해 귀 기울이고 찾아가는 대통령, 구체적이고 시의적절한 합의와 대책을 청년들의 참여를 통해 이끌어내는 대통령을 찾고 있으며, 그러한 새 시대, 새 리더십이 세워지길 기대한다.

 

더 나은 정책, 더 나은 청년

앞으로 출범 될 정부는 <청년기본법>의 제정 취지와 목적을 살리고 확장하여 청년들이 피, 땀,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고 있는 그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실제적인 정책과 지원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청년의 현실을 고려한 다양한 공적 지원과 사회적 지지를 힘입은 청년은 점차 자아정체감과 자존감이 회복되어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꿈과 가치를 잃지 않고 도전하고 성장하며 자신의 내일과 노년을 향한 희망적인 밑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 사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부여된 권리와 책임을 통해 보다 나은 우리 사회를 만드는 데 주체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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