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死因 1위 자살… 위기의 청년 보듬는 한국교회

“자살은 선택이 아니다”… 언론중재위 ‘극단적 선택’ 용어 시정 권고

 

언론중재위원회가 지난 15일 자살 사건을 보도하면서 제목에 ‘극단적 선택’ 혹은 ‘극단 선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다음 달부터 시정 권고하겠다고 결정했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가 자살을 사망자의 능동적 선택으로 오인하게 하고 ‘자살이 선택 가능한 대안 중 하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 배경이다.

이는 지난달 방한해 한국인의 정신건강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던 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수년간 목소리를 높여 왔던 내용이다. 나 교수는 지난해 7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살의 대체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극단적 선택’ 대신 자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살예방 사역을 펼쳐 온 한국교회가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란 기치를 들고 ‘자살은 결코 위기 상황에서 선택될 수 없는 결론’임을 강조해 왔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결정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극단적 선택’이란 표현이 자살로 인해 발생하는 당사자 집단(유가족, 지인 등)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자살의 사유는 지극히 내밀해서 알기 힘든 데도 유가족들은 “당신의 가족은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 “왜 당신은 그 선택을 말리지 못했나”라는 질문을 받으며 이중적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용어 개선과 함께 자살예방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는 일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다. 생명존중시민회의(상임대표 태범석)가 최근 국내외 통계자료들을 분석한 ‘2024년 자살 대책 팩트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10~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자살 시도율이 증가하고 있어 맞춤 상담을 위한 장이 넓어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가 청소년·청년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펼치고 있는 맞춤 상담 사역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산하 청년회전국연합회(회장 이중지)는 2022년부터 베델회복공동체와 손잡고 중독·우울증·자살 시도 등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무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방식 모두 참여가 가능하며 온라인 상담 신청자에게는 중독 회복을 위한 영상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강의안이 제공된다.

이중지 회장은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청년들의 중독과 우울증 등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며 “기독교 전문 상담사가 청년들의 상황에 맞게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복음적 메시지를 통해 회복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 조성돈 조주희)도 청년들의 마음건강 회복을 위한 ‘청년상담센터 위드(WITH)’ 상담을 해오고 있다. 청년들의 고민과 고통을 함께하며 심리 진단과 전문가 상담 등으로 청년들이 자신을 돌보고 전인적 치유와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최기영 유경진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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