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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삶의 우선순위는 한없이 따뜻하고 보배롭고 사랑스러운 내 아들이 희생된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과, 성실하게 열정을 다해 살았던 그의 삶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다. 이 참사를 통해 내가 보고 느낀 바는, 참으로 자격이 없고 무능할 뿐 아니라, 무책임한 자들이 책임 있는 자리에 공직자로 있으면서 국가의 위기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은 ‘참사 공화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본문 중)

 

임현주

 

사랑하는 아들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지옥 같은 삶을,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730일째 견디고 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의와 진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의진’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고, 그렇게 성실하고 보배롭게 진실한 삶을 살아간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낮의 해와 밤의 달도 지키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아들의 안타까운 희생에도 이유가 있으시겠지!’ 그렇게 믿어보려 했음에도, 50여 년간 모태 신앙인으로 평생을 기도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내 삶은 산산조각이 났고, 보잘것없던 내 믿음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사랑하는 아들을 포함해 청년 장정 3명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10시 2분에 식당을 나왔고, 10여 분 만에 그 좁은 골목에 300여 명이 함께 갇혔다. 마지막 숨이 꺼질 때까지 느꼈을 고통과 죽음의 공포,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마지막 순간까지 절규하며 기도했을 사랑하는 아들의 기도와 그 고독의 순간을 생각하면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것 같다.

 

아름다운 배우자를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일상을 꾸려갈 아들의 미래를 엄마로서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그 사랑하는 아들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너무 아까운 나이에 참사의 희생자가 되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엄마는 사랑하는 아들을 결코 보낼 수가 없어서, 찢어지는 가슴에 아들을 품고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지금 내 삶의 우선순위는 한없이 따뜻하고 보배롭고 사랑스러운 내 아들이 희생된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과, 성실하게 열정을 다해 살았던 그의 삶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다. 이 참사를 통해 내가 보고 느낀 바는, 참으로 자격이 없고 무능할 뿐 아니라, 무책임한 자들이 책임 있는 자리에 공직자로 있으면서 국가의 위기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은 ‘참사 공화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첫째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들과 무책임한 자들이 버젓이 행정부의 요직에 앉아 있고 그 역할에 대해서는 직무 유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던 대통령은 정반대의 행동을 일삼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과 행정부의 무능한 민낯이 드러났음에도, 자신들의 잘못과 책임을 덮으려 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요구는 외면과 무시, 폄훼로 대응하며 희생자와 피해자들을 2차 가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것도 몰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아무 잘못이 없다’는 비논리로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검사는 피의자들의 범죄 사실과 증거들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고, 판사는 증거로 제출한 사유까지도 피의자의 변호인을 대변하는 듯한 소극적 법 해석을 내놓아 자신들의 책임을 외면했다.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연합예배 웹자보

 

이 땅의 건강한 청년 159명이 밀집 인파 관리의 실패로 아름답고 찬란한 미래를 유린당하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강제로 종료 당했는데, 이 나라의 법은 그들의 억울함을 규명해 주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무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양심 있는 자들도 찾아볼 수가 없다. 총체적 난국과 부실, 비양심과 부도덕의 세상에서 우리가 그나마 기댈 수 있는 대상은 양심 있는 행정가, 생명 존중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정치인들, 그리고 진실을 보도해 주는 언론인들, 그리고 공익 제보자들 정도이다.

 

그리고 이 어려운 절망과 고통의 순간에 따뜻하게 손잡아 주고, 공감하고, 연대해 준, 종교인들과 시민들, 그리고 활동가들이 위로와 희망이 되었다. 그분들이야말로 우리의 지난한 삶에 한줄기 호흡이 되고 있어 감사하게 여긴다. 또한, 책임을 외면하고 진실을 덮으려는 자들과 싸워 진실을 밝혀내고자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구성되었다. 이태원 특조위에 거는 기대도 크다.

 

둘째로, ‘공감과 연대’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봄날의 햇살처럼, 때로는 향기로운 꽃처럼, 때로는 용광로 같은 열정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간 159명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세계와 역사를 기록해 두고 기억한다면, 그들이 꿈꾸었던 찬란한 미래가 사랑하는 별 가족들의 삶 속에서, 그리고 연대하는 시민들의 삶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사랑하는 159명의 별들과 절대로 작별하지 않으며, 세상을 정의롭고 진실한 세상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다. 이 일에 우리는 함께하며, 약속하고, 책임 있게 나아가고자 한다. 공감과 연대가 있는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하며 아름다운 세상일 것이라고 믿는다. 참사로 아까운 삶을 희생당한 159명의 별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그들을 사랑하는 별 가족들이 본래의 행복했던 일상을 다시금 회복하고, 안전한 사회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2024년 10월 29일 즈음에,

사랑하는 김의진의 엄마 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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