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의 시작은 ‘꼬리표’ 너머 사람을 보는 것
기윤실 ‘곁이 된 사람들’ 대화모임
무슬림 가정·미등록 이주민 동행 경험 나눠

강다영 성공회 용산-혜화나눔의집 사무국장이 11일 서울 동대문구 동네극장에서 열린 이주민운동 대화모임에서 미등록 이주민이 겪는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성경 속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난민’ ‘불법체류자’라는 꼬리표 너머 사람 자체를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 신동식 이상민)은 11일 서울 동대문구 동네극장에서 이주민운동 대화모임 ‘곁이 된 사람들’을 열었다. 김기학 바라카작은도서관 대표와 강다영 성공회 용산-혜화나눔의집 사무국장이 현장에서 이주민과 관계를 맺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나눴다.
김기학 바라카작은도서관 대표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무슬림 이주배경 가정의 정착과 아이들 공부를 돕고 있다. 도서관 이름 바라카는 아랍어로 ‘축복’을 뜻한다. 아랍권 이주민에게 익숙한 이름을 붙여 부담 없이 다가오도록 했다. 김 대표는 “우리 말이네”라며 찾아오는 이주민들이 있었다며 “거부 반응이나 문턱이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8년 예멘 난민 사태 당시 이들이 ‘난민’이나 ‘무슬림’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규정되고 경계받는 모습을 봤다. 그는 “기독교 윤리의 핵심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라며 “예수님의 인격이 그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다영 성공회 용산-혜화나눔의집 사무국장이 현장에서 만난 이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이름이 따라붙었다. ‘불법체류자’였다. 사회선교기관인 이곳은 2018년부터 체류자격이 없는 미등록 이주민을 집중적으로 만나왔다. 강 사무국장은 “사업장 이탈이나 인신매매 피해 등으로 체류자격을 잃은 이들도 있다”며 “그들은 병원 진료나 경찰 신고 같은 일상에서도 장벽에 부딪혀 끊임없이 ‘나는 이 땅에서 이방인’이라는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곁에 서야하는 이유를 신앙에서 찾았다. 강 사무국장은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이 살아오신 궤적과 방향을 끊임없이 따라가는 사람”이라며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서 구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불법체류자’라고 낙인찍더라도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처럼 소외된 이들을 한 사람의 이웃으로 바라보고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