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2-3회 발행되는 <좋은나무>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시려면(무료),
아래의 버튼을 클릭하여 ‘친구추가’를 해주시고
지인에게 ‘공유’하여 기윤실 <좋은나무>를 소개해주세요
만 16세 선거권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론 추이는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권 하한 연령을 몇 세로 정하느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로 청소년들을 어떻게 건강한 민주 시민으로 기를 것인지에 관한 교육 내용을 채우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장동혁 대표의 제안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교육감 선거에 16세 선거권을 적용해 보는 실험과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 제정과 실천 등의 노력을 통해 책임 있는 16세 선거권을 실현해 가길 소망해 본다. (본문 중)
정병오(오디세이학교 교사, 기윤실 공동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선거권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16세로 낮추자고 전격 제안했다. 매우 획기적이고 의미 있는 제안이지만 불행히도 이 제안은 정치권이나 교육계에서 제대로 논의가 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 같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나 보수 교육감들조차도 이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그가 이 제안을 한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 다수가 이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 갤럽이 2월 13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77%의 국민들이 16세로 선거 하한 연령을 낮추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교육계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까지 16세 선거권에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아직 정치적 판단력이 미숙한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주면 교실이 정당 논리의 대립장이 되고, 정치적 입장에 따라 학생간 사제간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정당이 청소년 표를 얻기 위해 각축할 경우 학생들이 균형 잡힌 정치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특정 이념과 정치적 성향에 휩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문제는,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런 우려만 하고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과 정치적 판단력을 길러준 후에 선거권을 주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면 이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반문해 보아야 한다. 16세 선거권을 건강하게 행사함으로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고 있는 유럽의 사례(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를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에 이를 수 있는 단계적 노력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교육감 선거에 한해서 16세 선거권을 적용해 보자는 것이다. 교사로서 학생들의 자치 활동을 관찰해 보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교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참여할 경우 매우 책임 있게 행동함을 알 수 있다. 두발이나 복장 문제, 수업 시간 중 핸드폰 사용 등과 관련된 의제를 논의해 보면, 자유의 남용을 주장하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고 다수의 학생들은 매우 보수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마찬가지로 교육은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책임자를 선출하는 데 참여할 권리를 가지게 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신중한 판단을 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토론의 장을 열고 후보들의 공약을 학습하는 등 실제적인 민주 시민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정치적 효능감을 경험한다면 이는 이후 민주 시민으로서 권리와 책임을 대하는 법을 몸으로 익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는, 이번에 16세 선거권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학교 내에서 정치적 이슈와 현안을 토론하고 교육하는 원칙을 세우고 도입해 보자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는 16세 선거권을 제안하면서 이와 관련해서 정치 편향을 우려하는 학부모와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보수와 진보 교원 단체가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한 ‘세뇌 교육 금지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서독의 경우 우리와 같이 분단으로 인한 이념 대립이 있는 상황이었지만 1976년 보수, 진보를 대표하는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모여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맺고 강압적인 교화와 주입식 교육을 금지하고, 학생의 자율적인 판단을 중시하고, 논쟁적 주제는 수업 중에 다양한 입장과 논쟁 상황이 드러나게 하며 학생의 상황과 이해관계를 고려해 스스로 시민적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는 3대 원칙을 제정하고 지금까지 이를 실천해 오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이 제안을 정치권과 교육계가 받아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제정하고 실천한다면 민주 시민 교육의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최근 선거 연령 조정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2020년 초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기존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춰진 바 있다. 만 18세 선거권도 이것이 처음 제안된 2014년 조사에서는 반대(56%)가 찬성(35%)보다 많았다. 그러다가 3년 뒤인 2017년 1월(제19대 대통령 선거 전)에는 찬반이 49% 대 48%로 팽팽해졌고, 2019년에도 49% 대 45%로 엇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2020년 개정될 수 있었다.
만 16세 선거권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론 추이는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권 하한 연령을 몇 세로 정하느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로 청소년들을 어떻게 건강한 민주 시민으로 기를 것인지에 관한 교육 내용을 채우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장동혁 대표의 제안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교육감 선거에 16세 선거권을 적용해 보는 실험과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 제정과 실천 등의 노력을 통해 책임 있는 16세 선거권을 실현해 가길 소망해 본다.
* <좋은나무> 글을 다른 매체에 게시하시려면 저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02-794-6200)으로 연락해 주세요.
* 게시하실 때는 다음과 같이 표기하셔야합니다.
(예시) 이 글은 기윤실 <좋은나무>의 기사를 허락을 받고 전재한 것입니다. https://cemk.org/26627/ (전재 글의 글의 주소 표시)
<좋은나무>글이 유익하셨나요?
발간되는 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시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하여 ‘친구추가’를 해주시고
지인에게 ‘공유’하여 기윤실 <좋은나무>를 소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