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단…“‘부정선거’ 공방보다 선거제도 개혁”

6.3 지방선거 사태 관련 긴급토론회…참정권 보장·시민사회 연대 강조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거관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과 시민사회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25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지형은, 기윤실)은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이번 사태를 진단하고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과제를 모색하는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상민 공동대표(기윤실·법무법인 에셀 대표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박제민 공동대표(녹색정치연구소)와 천윤석 변호사(종합법률사무소 이정)가 발제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 기윤실 6.3 지방선거 긴급사태 관련 긴급 토론회  © 뉴스파워

 

‘부정선거 논란’보다 ‘제도 개혁’에 집중해야

 

이날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선관위의 명백한 과오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선거 당일 담당자들의 집단 휴직 문제와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직하는 비상임 구조, 독립기관이라는 명분 아래 견제를 받지 않는 폐쇄적인 시스템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선거 용역을 비롯한 선거관리 관련 예산과 비용 절감에 치중한 것이 이번 사태를 초래한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시민사회가 개인의 분노나 특정 음모론의 프레임에 머물기보다 선거제도의 구조적 개혁으로 논의를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일상적으로 투표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온 장애인과 사회적 소외계층의 권리까지 포괄하는 ‘우리 모두의 참정권’이라는 관점으로 논의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해서는 개표 과정에 각 정당이 추천한 참관인이 참여해 감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해당 주장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일부 세력이 아닌 다른 시민들과의 연대를 통해 건강한 민주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천윤석 변호사(종합법률사무소 이정), 이상민 공동대표(기윤실), 박제민 공동대표(녹색정치연구소)  © 뉴스파워

 

‘나의 권리’ 넘어 ‘우리의 권리’로

 

‘6.3 지방선거가 남긴 것-나의 권리에서 우리의 권리로!’를 주제로 발제한 박제민 공동대표는 “정치적 평등은 현대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이상이자 필요조건이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주의의 불가침 영역인 참정권이 침해됐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평등을 위한 5대 조건으로 효과적 참여, 투표의 평등, 완전한 이해, 의제의 최종 통제, 성인의 포괄성을 제시했다. 또한 1인 1표와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 원칙을 보장하는 ‘참정권’과 정부 또는 의회에서 자신을 대표할 인물을 선출하는 ‘대표성’이 정치적 평등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와 선거가 거대 양당의 권력 다툼에 치우쳐 있어 불평등과 기후위기 등 중요한 의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기표소에 온전히 들어가지 못해 비밀선거가 보장되지 않는 사례 등을 언급하며, 선거 과정에서 지속돼 온 불평등 문제도 함께 짚었다.

 

박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와 선거제도를 개혁하고, ‘나의 권리’를 넘어 ‘우리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박제민 공동대표(녹색정치연구소)  © 뉴스파워

 

‘부정선거 프레임’, 민주주의 흔드는 위험한 시도

 

‘부정선거는 생각하지 마-투표용지 부족 사건과 프레이밍의 정치학’을 주제로 발제한 천윤석 변호사는 ‘초원복집 사건’, ‘국정원 여직원 여론조작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등을 사례로 들며 한국 정치사에서 정치적 프레임이 작동했던 사례를 설명했다.

 

천 변호사는 거대 양당이 중도층 유권자를 포섭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정치적 프레임을 활용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 사태 역시 선관위의 중대한 행정적 실수가 본질임에도, 일부 세력이 이를 ‘부정선거 프레임’으로 전환해 선거 시스템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행태가 우리가 합의해 온 최소한의 민주주의 규칙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고 경고하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일부 세력이 아닌 시민들이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천윤석 변호사(종합법률사무소 이정)  © 뉴스파워

 

기윤실 이상민 공동대표는 “이번 선거는 선관위의 명백한 행정 실수로 인해 선거제도와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된 사건이었다. 이에 놀라고 당혹스러웠다.”며 “기윤실은 앞으로 선거 개혁 과정을 지켜보며 공정하고 국민의 뜻이 충실히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만드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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