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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이 아름다웠던 순간들”은 문화관의 슬로건이자 상설 전시의 주제다. 이 전시는 기독교 선교의 초기 장면들, 민족 운동 참여, 사회 복지 활동, 사회 재건 사업, 여성 운동, 민주화‧인권 운동, 노동 운동, 복음화 운동, 통일 운동, 인도적 대북 지원, 장애인‧노숙인‧탈북민‧이주민을 돕는 사회 운동, 환경‧생태 운동 등을 담고 있는데, 기독교 신앙이 사랑의 실천으로 나타날 때 가장 아름다우며, 그 사랑의 실천이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났음을 보여 주고 있다. (본문 중)

 

손승호(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사무국장)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하 ‘문화관’)은 2025년 8월 12일에 개관한 따끈따끈한 기독교 박물관으로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에 자리 잡고 있다.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있던 한국 기독교 근현대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자는 취지로 2011년부터 설립을 준비하기 시작하여 15년 만에 드디어 문을 열게 되었다.1) 필자는 2012년부터 이 사업에 실무자로 합류했는데, 머리숱이 풍성했던 30대 초반의 젊은이는 이제 정수리 탈모에 시달리는 40대 중반이 되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전경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문화관’은 기독교인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누구나 쉽게 접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되었다. 건물의 구조부터 ‘배리어프리’(Barrier-Free), 즉,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하는 모든 사람이 장벽 없이 참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설계되었고, 전시의 설명문들은 비기독교인들이 읽어도 어색하지 않도록 특별히 종교적이지 않은 언어로 되어 있다. 일상적 언어로 담담하게 한국 기독교의 사회적 기여를 설명하고 있다.

 

“신앙이 아름다웠던 순간들”은 문화관의 슬로건이자 상설 전시의 주제다. 이 전시는 기독교 선교의 초기 장면들, 민족 운동 참여, 사회 복지 활동, 사회 재건 사업, 여성 운동, 민주화‧인권 운동, 노동 운동, 복음화 운동, 통일 운동, 인도적 대북 지원, 장애인‧노숙인‧탈북민‧이주민을 돕는 사회 운동, 환경‧생태 운동 등을 담고 있는데, 기독교 신앙이 사랑의 실천으로 나타날 때 가장 아름다우며, 그 사랑의 실천이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났음을 보여 주고 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개관포스터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상설 전시에는 181점의 유물과 다양한 패널, 영상 및 음악, 그리고 반응형 전시물이 있다. 반응형 전시물 한 가지는 선교사들이 전국에 설치했던 선교 거점(지부, 병원, 학교 등)의 방대한 정보를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빔프로젝터를 이용하여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얼마 전 불교 신자인 친구가 문화관에 들렀는데 스크린 여기저기를 눌러보더니 “내가 낸 세금을 여기에 꼬라박았네?”라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돈이 꽤 들어간 티가 났나 보다. 나도 웃으며 말했다. “나는 내가 낸 세금으로 전통 사찰을 보수하는 것에 아무 불만이 없었어요. 20년 동안이나요.” 개관 후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는데, 여러 사람이 ‘규모가 작은 데도 뭔가 새롭고 풍성하다’, ‘최근의 역사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을 남겨 주었다.

 

전시의 내용 면에서 문화관은, 한국 교회 내의 진보와 보수의 역사를 함께 전시하여 21세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독교가 사회 안에서 어떤 기여를 해 왔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기독교의 공과 과, 양 측면을 모두 다루고 있다. 일제 강점기의 기독교 민족 운동과 사회 운동, 해방 후의 민주주의 국가 설립과 한국 전쟁 이후 사회 재건에 대한 기독교의 기여뿐 아니라, 일제 말 신사 참배와 침략 전쟁 지원, 이승만 정부 시기 정교 유착 등의 어두운 역사도 함께 다룬다. 역사 속에 드러난 공과 과는 모두 소중한 유산이다. 왜냐하면 좋은 역사는 정체성 형성을 위해, 나쁜 역사는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침례교나 성결교, 메노나이트나 퀘이커 같은 작은 교파들의 역사를 다루지 못한 것인데, 공간의 제약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유물 수집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상설전시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또한 현재는 두 가지 특별한 기획 전시가 진행 중이다. 첫 번째 기획 전시는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된 “아주 보통의 주말”이다. 이 전시는 ‘안식’이라는 기독교적 개념이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쉼’과 어떻게 만나는지를 흥미롭게 탐색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민들로부터 빌린 캠핑 장비, 러닝 크루의 운동화, 누군가의 소중한 ‘덕질’ 아이템 등 요즘 젊은 세대의 휴식 방법을 보여 주는 전시품들이 기독 청년들의 주일 봉사 모습과 나란히 전시된다. 이를 통해 ‘기독교인들은 왜 일요일에 쉬지도 않고 교회에 나가서 고생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독교인들에게 진정한 쉼이란 일주일에 하루 욕망을 멈추고 자신의 삶을 점검하고, 삶을 완성해 나가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기획전시실1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두 번째 기획 전시는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to 조선, from 한국”이다. 이 전시에서는 유명한 언더우드나 아펜젤러 선교사의 이름 대신, 묵묵히 헌신했던 초기 여성 선교사들과 그들의 곁을 지킨 한국인 조력자들의 이야기가 주로 소개된다. 또한, 조선 땅을 떠나 세계로 향했던 한국의 장로회, 감리회, 성결교회의 첫 선교사들과 첫 의료 선교사, 첫 여성 선교사를 소개하고 있다. 선교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임을 되새기게 한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기획전시실2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어느 특정 교파나 교회의 소유가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가 활용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교회들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일요일에도 오픈하고 있으며, 내년 2월까지는 개관 기념으로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부디 많이 찾아 주시고 더 나은 공간으로 가꾸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전해 주시기를 바란다.

 


1) 2011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가 설립을 준비하였고, 2020년 9월 재단법인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이사장 이영훈 목사)이 조직되고 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였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건축비 일부를 지원받고 서울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하고, 2025년 8월 12일 개관하게 되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위치: 서울시 은평구 진관1로 94

운영 시간: 매주 화요일 – 일요일, 오전 10시 – 오후 5시(입장 마감 오후 4시 30분)

입장료: 개관 기념 무료 입장(2026년 2월 12일까지)

자원봉사 안내 : https://www.kcmuseum.or.kr/news/notice/17

후원 안내 : https://www.kcmuseum.or.kr/donation/sup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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