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가치세미나 젠더와 기독교

[박유미, 강호숙 발제문 요약}

 

기윤실은 지난 5월 25일(금)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바른가치세미나 – 젠더와 기독교>를 진행했습니다. 박유미 박사(안양대 강사, 구약학)와 강호숙 박사(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가 발제한 내용을 요약한 글입니다. 전문은 기윤실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성경, 젠더에 대해 말하다 _박유미 (안양대 강사, 구약학)

 

젠더란 여성과 남성의 관계가 사회학적으로 조직되는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로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를 통해 여성과 남성을 규율하고 성에 따라 다르게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문화적 구조가 존재함을 강조한다. 본 글에서는 성경에서는 젠더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1) 남녀 모두 하나님의 형상이다.

성경이 말하는 남성과 여성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창1:27로 남녀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다는 것과 남녀모두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복을 받은 것과 남녀 모두 이 세상에 대한 통치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녀가 이 세상에 대한 통치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남녀가 모든 영역에 참여하여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며 그 영역에서 하나님의 명령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2) 남녀 모두 하나님의 영을 받은 제자이며 자녀이다.

욜2:28~29에서 하나님께서는 그날에 만민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시겠다고 말씀하시며 특별히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주시겠다고 언급한다. 이 영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구약에서 꿈을 꾸고 이상을 보며 장래 일을 말하는 것은 선지자의 고유한 사역인데, 이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선지자의 사역을 맡기시겠다는 것이다.

행2:3에 따르면 ‘불의 혀처럼 갈라진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라며 모든 사람들 즉, 그곳에 있던 남녀노소에게 모두 주의 영이 임한다. 신약시대에는 선지자와 일반인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하나님의 뜻을 알고 복음전파의 임무를 받은 것이다.

3) 예수님의 차별 없는 남녀사랑

예수님은 당시 문화와 상당히 차별되는 행보를 보이셨다. 예수님은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유대 문화 속에서 이런 가부장적이고 위계적인 문화를 깨고 남녀노소 모두 하나님의 백성으로 존중하셨다. 또한 여성에게 토라교육을 시키지 않았던 당시 문화와 대조적으로 예수님은 마리아를 가르치신다.(눅10:38-42) 그리고 예수의 12제자들과 함께 막달라 마리아와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와 수산나와 다른 여자들이 그와 함께하며 예수님을 섬겼다. 이는 여성을 증인으로 삼지 않는 문화 속에서 여성을 부활 증인으로 세우신 것을 알 수 있다.

4) 남녀 지도자들의 존재

그리고 성경에는 남녀 지도자들이 존재한다. 숫자는 적지만 하나님은 남성 선지자와 여성 선지자를 모두 세우셨다. 당시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남성에 비해 숫자가 적기는 하였지만 여성들이 이스라엘 혹은 교회의 지도자로 자신의 몫을 감당한 것은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남성과 여성 모두 사용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가는 말

성경은 매우 가부장적이고 여성차별적인 문화 속에서도 그 문화를 뛰어넘는 여성들의 신앙적 용기를 높이 평가하며 믿음의 인물들로 성경에 기록한다. 이런 복음의 역동성과 초월성을 잊고 현재의 문화가 규정하는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성도들을 얽매려할 때 우리를 자유케 하시며 온전케 하시는 복음의 본질을 잃게 된다. 남성만이 여성만이 하나님의 형상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가지고 있는 동등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할 때 현재 교회내의 젠더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 젠더와 기독교 _ 강호숙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한국교회는 젠더문제에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가?

 

남녀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아 그분의 신적인 것을 반영하는 존재라는 명제는 남녀파트너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신학적 기초이다(창 1:26-28). 교회공동체는 남녀를 차별하지 않으시는 성령의 역사가운데, 자유와 정의, 사랑과 평화, 친교와 거룩함을 실현해가는 유기적 교회공동체이다. 또한 교회는 신랑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종말론적인 신부공동체로서,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믿음의 정절을 지키며, 신부성이 함의하고 있는 ’여성성‘을 발현해야 할 공동체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 주류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성(性)의 목적엔 관심 없이 남성 헤드십에 의한 ‘남녀질서’에만 몰입한 결과, ‘동성애 문제’를 제외하곤 성차별과 성별권력에 의한 성폭력 등의 중요한 젠더문제에 대해 신학적, 목회적으로 너무 빈곤했던 게 사실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벽처럼 높이 쌓아 올린 가부장 조직과 강자중심의 교리를 허물고, 눌린 자에게 자유와 평화를 주러 이 땅에 임하신 그리스도 복음의 정신과 성령의 위로하심에 응답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지금 여기, 한국사회에 일고 있는 페미니즘과 미투운동의 저항의 물결과 인간성 회복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응답해야 할 때다. 한국교회가 젠더문제에 어떤 기여와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첫째, 현재 젠더 태도와 젠더 활동의 위기에 직면해야 하며, 성경의 원리와 인간경험의 상호작용에 근거하여(John C. Howell), 가부장제, 성폭력, 성차별, 낙태 등 젠더문제에 대해 여성신학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건강하고 균형 있는 신학과 신앙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둘째, 성별 관계뿐 아니라, 억울하게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들 편에 서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이웃사랑의 실천연대가 중요하다.

셋째, 여성의 자기이해와 인간관, 인권감수성과 젠더감수성을 위한 페미니즘 교육이 요구된다. 신학교에서 성경과 여성, 여성친화적인 목회담론, 기독신앙과 젠더와 관련된 커리큘럼을 개설하고, 교인과 목회자를 위한 성윤리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넷째, 교단차원에서 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내외 전문가를 포함한 조정위원회와 대책기구를 마련하며, 성범죄 처리에 대한 기록 공개 및 심사자 자격과 전문성, 목사의 권징규례와 권징 후 목사직 처리에 관한 교회헌법 조항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여성 윤리위원장을 세워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범죄에 대한 공정한 심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젠더에 대한 인식전환과 더불어, 개인 존중과 은사에 따른 남녀 수평적인 직분구조 속에서 자유로운 의견개진과 결정권한을 부여하고, ‘핫라인’ 설치, 설교 피드백, ‘여성 커뮤니티’, 여성 쉼터 마련을 통해 인권보호를 강화하며, 치유와 평등한 성문화 담론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섯째, 교단차원에서 가부장제, 성폭력. 평등과 정의에 대해 미래 지향적이고 포용력 있는 실천적인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남녀인력들을 세워 상담과 심방, 교육, 환경과 남북평화통일, 민주주의와 정의실현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위한 남녀파트너십 네트워킹을 구축해야 한다.

*이글은 열매소식지 제265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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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바른가치세미나 "젠더와 기독교" 현재글
03 난민세미나 "나그네를 사랑하라"
04 교회와 함께하는 자발적불편운동 7~8월 캠페인
05 기윤실 "좋은나무" 뉴스레터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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