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서 태양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별은 켄타우루스 별자리의 프록시마 별로 약 4.3광년 떨어져 있다. 빛의 속도로 4.3년 달리는 거리로 비행기로는 약 430만년, 그리고 보이저 2호와 같은 속도로는 7만년 이상을 달려야 태양 다음의 별에 도착할 수 있다. 보이저 2호가 40여년을 달려 겨우 태양계 끝에 도달했는데, 그다음 별까지는 또 7만 년을 달려야 하는 것이다. 도달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거리다.(본문 중)
성영은(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는 매일같이 수많은 일이 일어난다. 기쁘고 좋은 일도 있지만 우리를 답답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일도 많다. 최근에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은 영원한 하늘의 소망을 전해야 할 기독교가 이 땅의 것에 집착하여 벌이는 각종 일들이다. 하나님이 모처럼 주신 이 땅의 풍요와 자유가 오히려 신자들을 탄식과 고통으로 울부짖게 하는 일이 된 건 아닐까(출 2:23 참조). 이럴 때일수록 “눈을 들어 하늘 보라”는 찬송처럼 우리 눈을 들어 하늘을 봐야 한다. 성경은 끊임없이 우리로 하나님이 거하시는 하늘을 보라 한다. 그러나 이 땅에 사는 우리로서는 그것이 쉽지 않다. 사실 하늘을 잘 알기도 어렵다. 그래서 하늘에 대한 각종 오해가 넘쳐나고 하늘보다 눈앞의 땅의 일에 더 집착하는 듯하다.
과학에서도 하늘은 중요한 연구 주제이다. 요즈음은 지구 밖 하늘에서 얻을 경제적 이득을 두고도 국가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과학은 눈에 보이는 것을 다루는 분야이므로 성경이 말하는 ‘하늘’과는 다른 대상을 다룬다. 과학이 다루는 것은 ‘하늘’이라기보다 ‘우주’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들은 과학의 눈으로 성경을 판단하기 때문에 이 우주가 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우주는 거의 무한한 것으로 기독교의 하나님은 사람이 만들어 낸 유한한 존재로 본다. 그들은 심지어 이 우주를 관찰해 보니 하나님은 없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데까지 나아갔다.
오늘도 과학은 이 우주가 얼마나 크고 무한한지를 계속해서 탐구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 1977년에 발사한 보이저 2호가 41년을 날아가 태양계 끝부분에 도달하여 수집한 정보를 소개한 뉴스가 나왔다(2019.11.6.). 이 무인 우주선이 초속 약15km(시속 55,000km, 비행기의 55배 속도)로 40여년을 달려 마침내 지구로부터 180억km 떨어진 태양계의 끝에 도달한 것이다. 빛의 속도(광속)로는 16시간 30분 거리이다. 이는 태양계의 반경이 대략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의 120배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과학에서는 별을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로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태양계에는 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태양 외에는 없다. 우리가 흔히 별이라 부르는 금성, 목성, 혹은 토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 빛을 반사하는 ‘행성’이다. 즉, 태양이라는 별에 의지하여 주위를 도는 천체인 것이다. 전에는 태양계 내의 행성을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9개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명왕성 바깥에 명왕성보다 크기가 크거나 비슷한 행성들이 8개 이상 발견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명왕성부터 그 바깥에 작은 천체들을 ‘왜성’으로 따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각 행성 주위에는 달과 같은 ‘위성’들이 있다. 목성에는 최고 120개, 토성에는 현재 확인된 것만 63개의 위성이 있다. 거기에 많은 소행성과 혜성들도 있다. 이렇게 많은 각종 천체들이 다 태양이라는 별의 식구들이고 태양의 에너지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물론 태양 외의 다른 별들 각각에 얼마나 많은 행성과 위성들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태양이라는 별을 중심으로 한 태양계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별 하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크기와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태양계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큰데, 우주에서 이 태양계는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우리를 또 한번 놀라게 한다. 우리가 속한 태양계는 ‘우리 은하’라는 별의 집단에 속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은하수 속에 우리 태양계도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은하’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약 1천억 개 더 있다. 그리고 1천억 개의 별을 가진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들이 하늘에 약 1천억 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이 우주에는 최소 1천억 x 1천억 개 정도의 태양과 같은 별들이 있는 것이다. 현대과학은 이처럼 우주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있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이 우주가 크고 광대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리에게서 태양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별은 켄타우루스 별자리(남반구에서만 보임)의 프록시마 별로 약 4.3광년 떨어져 있다. 빛의 속도로 4.3년 달리는 거리로 비행기로는 약 430만년, 그리고 보이저 2호와 같은 속도로는 7만년 이상을 달려야 태양 다음의 별에 도착할 수 있다. 보이저 2호가 40여년을 달려 겨우 태양계 끝에 도달했는데, 그다음 별까지는 또 7만 년을 달려야 하는 것이다. 도달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거리다. 지구에서 세 번째 가까운 별은 6광년이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대강 이런 간격으로 이 우주(현재 빛이 150억 년은 달려야 할 정도의 크기)에 위에서 말한 우리가 거의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흩어져 있는 것이다. 정말 인간이 보기에 무한이라 할 정도로 큰 우주다. 이것이 무한한 하나님이 만드신 유한한 우주의 모습이다.
과학사에서는 태양과 주위의 행성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가 큰 논쟁거리였다. 근대 과학의 태동기에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우주의 구조에 대한 이론이 지구 중심설(천동설)에서 태양 중심설(지동설)로 바뀌었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조차도 이 우주를 겨우 태양계 안의 토성과 그 바깥의 고정된 천구 정도 크기로 알았다. 그러나 거대한 우주를 발견한 현재는 이 두 이론 모두를 넘어서 지구도, 태양도, 그리고 우주도 다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구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비행기보다 훨씬 빠른 시속 1,600km쯤으로 자전한다. 아무리 비행기나 자동차로 열심히 달려도 지는 해를 따라가기는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다. 지구는 또 태양을 중심으로 비행기보다 100배 이상 빠른 시속 110,000km의 속도로 공전하고 있다.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는 다시 은하 중심을 시속 847,000km(초속 230km)로 돌고 있고, 우리 은하계는 다시 다른 은하계를 중심으로 계산조차 힘들게 빠른 속도로 돈다. 그리고 천억 개 이상의 은하들은 서로 계속 팽창하고 있다. 우리가 이 우주 속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지만 사실이다. 무엇이 무엇을 돌고 있는지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모든 천체가 다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뉴턴의 운동법칙을 통해 알 수 있듯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 속에서는 그 움직임을 못 느끼도록 하셨기에 우리가 이런 빠른 움직임 속에서도 아무 일 없이 일상의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물인 이 우주만 봐도 크고 크신 하나님의 한 속성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와 우리 자녀들은 할 수 있으면 하나님이 만드신 이 우주에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 성경의 눈으로 과학을 보는 사람은 이 우주가 아무리 크다 해도 유한한 창조물에 불과하고, 이 우주를 만드신 하나님만이 무한하시다는 사실을 고백할 것이다. 크고 크신 하나님이 우리를 하나님이 거하시는 하늘로 부르실 것을 약속하시고 이 땅에서 하늘을 보라 하신다. 그리고 이 하늘은 과학이 밝힌 우주와는 차원이 다른 곳이다. 과학이 선물해 주는 우주에 대한 각종 지식을 통해, 우리 눈을 이 우주보다 더 크고 신비한 이 하늘을 향해 들고, 크고 크신 하나님을 더 알아 가면 좋겠다. 이렇게 큰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은, 이 땅에서도 심판 날에 불에 타 버릴 세상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하늘 백성다운 태도로 당당히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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