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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는 2010년 징병법이 처음 도입되었지만 그동안 실행하지 않다가 군부의 잇따른 병력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지난 3월 10일 18-35세의 남성과 18-27세의 여성에게 군 복무 징집령을 발표하였다. 군부 저항 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미얀마 청년들에게 강제 징집령이 떨어지면서 상황이 혼돈 상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본문 중)

 

이헌용1)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가 전체의 83.2%에 달하는 의석을 석권하며 승리한 2020년 11월 총선에 부정이 있었다는 것과, 그럼에도 문민정부가 그걸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초기의 시민 불복종 운동

 

그러나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 집권에 굴복하지 않고 평화적 저항 운동을 시작하여 그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군부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하는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강경 진압과 불법 체포를 실행했고, 무차별 실탄 발포를 하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도심지는 총소리가 메아리쳤고 총기 발포로 연기로 뒤덮인 거리에서 구조대원들은 잔인하게 구타당했다. 아름다웠던 미얀마는 킬링필드로 변해갔다. 평화로운 시위자들은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아 사망했으며, 거리는 피로 얼룩지고, 군부는 시민을 대상으로 공습, 방화, 살인, 성폭행 등을 저질렀으며, 260만 명의 실향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어 전쟁의 시작

 

군부에 대항하는 미얀마 민주 진영은 과도 정부이자 망명 정부라는 한계가 있지만, 2021년 4월16일 국민통합정부(NUG)를 출범시켜 연방민주헌장에 근거한 17개 부처와 2020년 11월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주축이 된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통해 시민방위군(PDF) 체제를 세웠다. 군부가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무력으로 앗아가자, 국민통합정부(NUG)는 그해 9월 방어 전쟁을 선포하고 시민들과 소수 민족들은 무장 투쟁으로 전환하였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부터 소수 민족과 꾸준히 내전을 치르고 있었다. 다만 군부는 그동안 버마족들의 협력을 얻어 소수 민족들을 향한 대항 전선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총부리를 버마족들에게까지 향하게 되자 버마족들도 진정한 적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되었다며 소수 민족과 연합전선을 이루기 시작했다. 특히 미얀마의 MZ세대들은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지도력 아래 문민정부 10여 년의 기간에 민주주의를 제한적으로 경험하면서 자유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많은 버마족 청년들이 군부에 대항하기 위해 소수 민족 군대로 입대하여 전투 훈련을 받고 전선에 투입되고 있는데 수천 명의 사람들이 타앙민족해방군(TNLA: Ta’ang National Liberation Army),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 Myanmar National Democratic Alliance Army), 아라칸군(AA: Arakan Army) 및 카친독립군(KIA)으로부터 훈련과 무기를 지원받았다. 젊은이들은 이번이 마지막 투쟁이라고 여겨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저항하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는 미얀마 국민 전체가 군부가 싸우는 내전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전세 역전의 조짐들

 

군부는 그동안 시민방위군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기와 재력뿐 아니라 중국, 태국, 캄보디아 등 국경을 맞대고 있는 주변국들의 비호와 유엔을 포함, 국제 사회의 무관심으로 인해 그동안 엄청난 전과를 올려 왔다. 하지만 군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역전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여러 지역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전략적 요충지가 함락되었고, 전투에서 사망하거나 항복, 탈영하는 병사의 수가 증가하여 사기가 많이 저하되었다. 미얀마 북부 샨(Shan)주의 중국 접경 지역에서 교전을 지속해 오던 중 해당 지역의 주요 반군부 무장 단체인 아라칸군,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 타앙민족해방군은 ‘삼 형제 동맹’을 결성해 ‘10·27 작전’(10월 27일)을 개시한 후 중국과의 무역에 필수적인 군사 요충지와 국경 요충지를 점령했다(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견제한 점이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국민통합정부’의 저항군이 전 국토의 60%를 점령하는 전례 없는 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쿠데타 이후 군부는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미얀마는 2010년 징병법이 처음 도입되었지만 그동안 실행하지 않다가 군부의 잇따른 병력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지난 3월 10일 18-35세의 남성과 18-27세의 여성에게 군 복무 징집령을 발표하였다. 군부 저항 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미얀마 청년들에게 강제 징집령이 떨어지면서 상황이 혼돈 상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군 징집을 거부할 경우 징역 3-5년형과 벌금형에 처해지는데 청년들은 징집되어 군부의 잔학 행위에 참여하기보다는 국외로 탈출하는 길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과제–국민통합정부(NUG)의 유효성 및 지속 가능성

 

가까운 미래에, 민주화된 국가를 세우기 위해선 저항세력들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당면한 군부와의 전투에 승리하기 위해 국민통합정부의 기치 아래 모여 힘을 합치고 있지만 군부가 물러나거나 휴전을 제안할 경우 저항 세력인 카렌, 카레니, 까친, 샨, 아라칸, 친족 등 각 민족별 요구 사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주변국들의 입장은 다양할 수밖에 없어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다. 오랜 내전으로 인해 고통받으며 상처투성이인 미얀마에 평화가 속히 찾아와 열린 민족주의의 태도로 평화로운 민주 국가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2024. 4. 5. 현재 사망자는 4,852명에 달한다.

 


1) (사)국제민간교류협회(희년선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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