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회운동본부] – 부채해방운동

청년부채 #목소리2

인터뷰 정리_최진호 간사

청년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뻔한 이야기이고, 보릿고개 넘는 시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노오력이 부족했고, 시대적 과제를 뛰어넘을만한 열정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청년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그 문제에 대해 함께하지 못한다면 청년들은 점점 교회를 떠나갈 것입니다.

청년 부채문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거주 중인 30대의 청년입니다. 이번에 청년부채ZERO 캠페인에 참여 하였고, 이렇게 청년의 목소리를 담게 되었습니다.

건강 그리고 군대

저에게 특이한 점이 있다면 만 서른 살이 넘었음에도 아직 군대에 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로 제가 사회에서 어떤 어려움들을 겪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군대에 가지 못한 것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의 이유입니다. 공익 판정을 받고도 적절한 근무지를 배치 받지 못해 시기가 오늘까지 밀리고 밀렸습니다. 근무지를 자원하기도 했지만, 지원했던 곳이 워낙 경쟁률이 높아 떨어지게 되었고, 이제는 나이 제한으로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근무지에 결원이 생기기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고정 수입 X, 고정 지출 O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저는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닐 수 없었습니다. 공익 근무지에 언제 불려갈지도 모르고, 매달 고정 수입이 생기면 정상적인 군생활이 가능하다고 여겨져 다시 신체검사을 받아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분명 건강상의 문제가 있고 치료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변변한 일자리없이 단기 아르바이트로 끼니를 때우며 생활한지도 꽤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식비, 교통비, 통신비와 학자금/카드 대출금이 매달 고정적으로 20~30만원이고, 이 금액을 마련해야 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아픔을 매달 겪고 있습니다. 다음 달은 또 어떻게 버텨야 하는지가 가장 큰 숙제입니다.

부채와 상환

저는 그동안의 의료비, 고정 생활비 등으로 현재 약 600만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채에 비하면 적은 액수이지만, 아직 고정 수입이 없기에 부채가 큰 부담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약간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지만, 매달 그 돈을 상환하는 것이 큰 고비입니다. 만약 단기 아르바이트가 잘 구해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부채가 발생하겠지요.

청년부채문제

청년들의 부채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국내외 경제 위기로 닥친 가정의 재정난이 청년들을 학자금 대출로 내몰았고, 악화된 상황이 쉽게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빚 역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직장을 구해서 빨리 갚으면 되지 않느냐는 분도 계시지만 예전처럼 취업과 근속이 보장되지 않고, 채용인원조차 많지 않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업하는 청년들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취업한 청년들은 가정에서 가장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서 가정의 부채와 개인의 부채를 모두 떠안게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청년의 부채는 어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입니다. 청년들은 비정규직, 계약직, 인턴의 삶을 정규직이 되기 위한 경력으로 삼기 위해 삶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라는 것은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고용보장이 되지 않으니 안정적으로 보이는 공무원 시험에 사람이 몰립니다. 우리는 이렇게 내몰린 삶에서도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를 게으르거나 근성이 없다고 여기지 말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그리고 함께 고민해주세요.

 

 

청년들의 부채문제 지원과 해결을 위해 사역하는 단체들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료집을 통해서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이글은 열매소식지 제267호에 실린 글입니다.

열매소식지 제267호 기사 목록

01 한국 교회의 501년된 종교개혁
02 변하지 않는 복음과 변화하는 세상, 그리고 기윤실의 역할
03 다시 기독교윤리의 과제를 찾는다.
04 똑똑똑... '자발적불편' 전하러 왔습니다.
05 교회와 함께하는 자발적불편운동 11·12월
06 좋은나무 가짜뉴스 판별법
07 [청년포럼] 우리가 꿈꾸는 노동
08 청년부채 #목소리2 현재글
09 공동포럼 '한반도 평화, 기독교 안팎의 과제' 후기
10 사회복지위원회 - 2018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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